《전세 계약서 위에》 -딸기톡톡- 작은 방 하나,햇살이 한 줌쯤 드는 창가에내 시간의 뿌리를 내린다.검은 펜 끝에서 묵직하게 굴러나오는이름 하나, 숫자 둘, 서명 셋.전세 보증금만큼의 무게로내가 이 도시에 있다는 증거를 남긴다.낯선 이의 이름과건물의 호수 사이에믿음이라는 말이,종잇장처럼 얇은 계약서 위에 적힌다.이제 이 집은계절을 담는 그릇이 되고,눈물 한 방울, 웃음 두 줌차곡차곡 쌓여가는내가 살아 있다는 이야기의 무대가 된다.우리는 이렇게주소 하나로 얽히고열쇠 하나로 이어져잠시 같은 시간을 살아간다.